최근 몇 년 사이 주택 임대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변화는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다. 한때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임대 형태였던 전세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으며, 월세 또는 반전세 형태가 임대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금리 인상, 전세사기, 임대인 부담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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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전세금만 마련하면 몇 년간 추가 지출 없이 안정적인 거주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고금리 상황에서 대출 이자만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특히 무주택 청년층은 전세 대출이 사실상 월세와 다름없는 구조가 되면서, 차라리 적은 보증금에 월세를 내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실제로 수도권 주요 단지에서는 전세보다 월세 매물이 더 많고, 수요도 안정적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도 월세 선호가 강해졌다. 전세 보증금으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어려워졌고, 자금 회수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월세가 더 안전한 수익 구조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축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는 아예 월세 중심으로 설계되거나, 관리비 포함 월세 조건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려운 구조 변화다. 정부도 이에 발맞춰 청년 월세 지원 확대, 고령층 임대주택 확대 등 월세 중심의 주거 지원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전세제도는 점차 ‘중산층 이상’의 한정된 수단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임대차 시장은 다양한 형태의 월세 모델이 병존하는 방식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